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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수입차 대신 국산차를 선택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대다수의 운전자분들은 '합리적인 유지비'와 더불어 '어디서든 쉽게 정비받을 수 있는 편리한 AS망'을 꼽으실 겁니다.
"외제차 타다가 고장 나면 수리비 폭탄에 몇 달씩 기다려야 한다더라"라는 이야기는 국산차 구매를 정당화하는 가장 강력한 논리였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골목마다 보이는 블루핸즈와 오토큐 간판은 그 자체로 든든한 보험과도 같았으니까요.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국산차 AS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편리함'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수입차보다 더 심각한 대기 시간과 부품 수급난으로 골머리를 앓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경험과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국산차 AS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왜 위험한 착각이 되었는지, 그 불편한 현실을 짚어보려 합니다.
"전화만 붙들고 있어야 하나?" 시대착오적인 예약 시스템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2025년에, 유독 자동차 정비 예약만큼은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컨슈머 인사이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 분야의 온라인 예약 시스템 활용도에서 국산차는 충격적인 수준을 보였습니다.
- 테슬라(Tesla): 앱을 통한 예약률 88.4% (압도적 1위)
- 수입차 브랜드(BMW, 볼보 등): 50% 이상 온라인 예약 활용
- 기아: 49%
- 현대차 & 제네시스: 순위권 밖 (하위권)
테슬라의 경우 차량 내 디스플레이나 앱을 통해 터치 몇 번이면 예약이 완료됩니다.
반면,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제네시스의 경우 서비스센터 통화 연결을 위해 평균 1.8회 이상 전화를 걸어야 겨우 상담원과 연결된다고 합니다.
"편하려고 타는 차"인데, 정비를 받기 위해 전화기를 붙들고 대기해야 하는 상황. 과연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일까요?
수입차보다 더 오래 걸리는 '입고 대기'
"국산차는 정비소가 많으니 금방 고칠 수 있다"는 통념도 깨진 지 오래입니다.
정비소 숫자는 많을지 몰라도, 내 차를 봐줄 '전문 인력'과 '슬롯'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비스센터 입고까지 걸리는 평균 대기 기간을 살펴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드러납니다.
- KG모빌리티(구 쌍용): 3.2일 (가장 빠름)
- 현대차: 8.2일
- 기아: 8.8일
단순한 보증 수리나 점검을 받으려 해도 평균 8일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특히 서울 시내에 현대차 직영 하이테크 센터는 단 3곳뿐입니다.
수천, 수만 대의 차량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가 빚어낸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수입차는 오래 걸린다"며 국산차를 샀는데, 오히려 KG모빌리티나 일부 수입차 브랜드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품이 없어서 테이프 붙이고 다니는 현실 (부품 대란)
예약 대기가 길어지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부품 수급'입니다.
최근 국산차 오너 5명 중 1명(21%)이 부품 재고가 없어 수리를 못 하는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수입차 중 부품 수급 만족도가 가장 높은 렉서스(부품 문제 경험률 6.6%)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심각한 수치입니다.
제가 겪은 실제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차 출고 직후 후면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유리는 재고가 있었지만, 유리 옆을 마감하는 작은 플라스틱 부품 하나가 전국 재고 '0'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깨진 유리에 테이프를 감고 한 달을 넘게 주행해야 했습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비효율적인 주문 프로세스입니다.
사고가 났을 때 전화로 부품을 주문하고 도착 일정에 맞춰 방문하면 효율적일 텐데, 현대기아차 시스템은 "차량을 일단 입고해서 진단을 받아야만 부품 주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센터 방문 및 진단
- 부품 없음 확인 및 귀가
- 기약 없는 대기
- 부품 도착 후 재방문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겪는 시간적 손실과 불편함은 온전히 고객의 몫으로 남습니다.
"원래 그렇습니다" 고객을 예민한 사람 취급하는 태도
정비 편의성뿐만 아니라,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태도(Soft Skill)에서도 아쉬움이 큽니다.
차량의 결함이나 이상 증상을 느껴 센터를 방문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스캔상 정상입니다",
"원래 이 차종 특성입니다",
"고객님이 예민하신 겁니다"
와 같은 방어적인 답변들입니다.
저의 경우 업무용 차량(기아)의 방향지시등 고장으로 공식 서비스센터인 '오토큐'를 찾았습니다.
엔지니어분은 "배선이 전체적으로 삭았다"며 대대적인 배선 교체 공사를 권유했습니다.
비용과 시간이 부담되어 일단 돌아왔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네 단골 공업사를 찾았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사장님은 접촉 단자에 WD-40(윤활제)을 뿌리고 헝겊으로 닦아낸 뒤 "다 됐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수리비는 받지도 않으셨고, 그 차는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운행 중입니다.
만약 공식 센터의 말만 믿고 배선을 다 뜯어냈다면 어땠을까요?
전문가라는 권위에 기대어 불필요한 과잉 정비를 유도하거나, 귀찮은 문제 해결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국산차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는 주원인입니다.
국산차, 이제는 '기본'인 인프라에 투자할 때
현대기아차는 최근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뤘습니다.
디자인과 상품성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제네시스 수지 전시관 같은 곳을 방문하면 화려한 고객 경험에 압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구매하는 순간 끝이 아니라, 운행하는 내내 경험하는 상품입니다.
차를 팔 때는 온갖 감언이설로 고객을 유혹하지만, 막상 차를 산 뒤 고장이 나면 "부품이 없다", "기다려라", "정상이다"라고 응대하는 현실은 분명 개선되어야 합니다.
수입차를 살 능력이 있어도 '편리한 정비' 하나를 믿고 국산차를 선택해 준 충성 고객들이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수리 빨리 받으려면 국산차 말고 렉서스 사라"는 말이 뼈 있는 농담으로 들리는 지금, 제조사는 AS 인프라 확충과 부품 공급망 안정화에 과감히 투자해야 합니다.
소비자들 역시 불편함에 익숙해지거나 체념하지 말고, 정당한 권리로서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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